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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컵 없는 카페, 가능할까?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2016년, 작업실에서 일회용 컵 없는 팝업카페를 시도해보았습니다. 오래전 우유를 병에 담에 배달 받던 기억이 떠올라 비슷한 형태의 유리병을 찾아 사용했습니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컵 대신 보증금과 함께 유리병에 음료를 담아 판매하는, '보틀 카페'
모든 카페가 '테이크아웃 할인' 을 하고 있는데 테이크아웃 하면 1000원이 더 비싼 카페라니. 화를 내는 손님이 있을 수도 있다 생각했어요.
하지만 잊고 병을 돌려주지는 않을지언정, 황당해하거나 화를 내는 손님은 한 분도 없었어요. 오히려 '맞다, 일회용 컵 문제가 심각하다' '편하긴한데 사실 참 걱정이다' .. 이런 이야기를 하며 공감해주는 분들이 계신걸 보며 대안이 없어 사용하긴 하지만 마음 한켠 불편함과 걱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걸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곳이 더 많아진다면, 반납할 곳이 많아져 더 쉽게 이용할 수 있겠다’ 라는 이야기도 나누게 되었고요.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을 공유하는 카페가 많아지면 어떨까?' 더 많은 보틀카페가 생길 수 있도록 '컵을 대여하고 세척하는 ‘보틀팩토리’ 서비스.
2016년 보틀카페 실험은 ‘보틀팩토리’라는 또 다른 상상과 질문으로 이어지는 시작이 되어주었어요.

우리동네 컵 공유, 보틀클럽

우리 동네 컵 공유 시스템, '보틀클럽'의 첫 번째 모델.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텀블러를 기부 받아, 도서관 처럼 텀블러를 빌려드려요’

음료를 밖으로 가져가려면 내 컵이 있거나 카페 컵을 빌려가야합니다.

보틀팩토리의 '일회용품 없는 카페'(현재는 '보틀라운지'라는 이름으로 분리되어 운영) 를 처음 오픈 했을때는 다회용 컵이 준비되지 않아 손님이 텀블러를 가져오시는 경우만 테이크아웃이 가능했습니다. 이후 텀블러를 기부 받아 대여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단순히 바구니에 담아 빌려드리는 방식이었어요.
해보면서 불편한 점, 필요한 점들을 모아 개선하게 되었습니다. 텀블러 진열대를 만들고 책을 빌리듯 대출카드를 만들고 외부 반납함을 만드는 등,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을 사용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보틀클럽'이라는 이름도 붙이고요.

결과는?

‘도서관 보틀클럽’을 만든 후 바구니에 담아 대여할 때 보다 빌리는 분들이 많아졌고, 아날로그지만 대여/반납 확인이 가능하게되어 좋았어요. 적립 쿠폰이 따로 없었는데 텀블러를 반납하시는 경우 도장을 찍어드려 반납 시 혜택을 드릴 수 도 있게 되었고요. 지금은 도서관도 디지털화되어 대출카드를 쓰는 곳은 없지만, 예전에 동네에서 책이나 비디오를 빌리고 반납하던 추억이 떠올라 재밌어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현재는 대여용 컵이 제작되고 더 많은 카페와 함께하기 위해 보틀클럽 V.2 로 바뀌었지만 처음 시도했던 텀블러 기부/대여 방식은 다른 카페로 이어져 이 곳 저 곳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